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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셉 천주교 아버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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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2014.09.10 14:41

roberto 조회 수:81374

9월10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4,000원의 행복>
 
 
가벼운 산책 정도로 생각하고 산행을 떠났습니다.
당연히 아무것도 챙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강도 높은 산악행군으로 바뀌어 꽤나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적어도 중간 중간에 쉼터나 옹달샘, 간이식당 같은 것들이 있겠지 했었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인적도 드믄 산길을 하루 종일 걷고 또 걷고,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허기에 갈증에 정신까지 다 혼미해졌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마주쳐지나가는 한 가족을 만나게 되었는데,
아이의 손에 물통이 들려있더군요.
 
 “애야, 정말 미안한데, 그 물 한 모금만 줄 수 있겠니?”
하고 청하려는 마음은 굴뚝같은데, 차마 그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그렇게 예닐곱 시간을 걸어 드디어 산 너머 전혀 다른 지역의 초입으로 빠져나오게 되었는데,
한 가게 간판을 보고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해루!’ 걸으면서 그렇게 그리던 중국음식점 간판이었습니다.
그때의 기분이란 정말 대단했습니다.
거기 그 자리에 그 중국음식점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얼마나 행복하던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자장면 곱빼기는 또 얼마나 맛있던지
먹으면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습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남겨두었을 양파도 남김없이 맛있게, 감사하며 다 긁어먹었습니다.
 
값을 치루고 나오면서 단돈 4,000원에 이렇게 큰 행복감을 맛볼 수도 있구나,
하며 정말 신기해했습니다.
  
제가 만일 삼겹살 이인분에, 냉면 한 그릇에, 후식까지 배부르게 먹어
포만감이 가득한 상태에서 자장면을 먹었다면 그렇게 맛있었을까요?
눈물겹도록 감사하며 먹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지고 보니 어느 정도 결핍이, 부족함이, 모자람이
행복을 불러오는군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행복한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면
반드시 원인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룰 것 다 이루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갖출 것 다 갖추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지금 너무 높이 올라가 있어서, 지금 너무 큰 사람이어서,
지금 너무 호의호식하다보니 그렇지 않을까요?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다 이룬 사람,
아직 때가 아닌데 초고속 승진을 통해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안타깝고 안쓰러운지 모릅니다.
나중에 감당해내야 할 몫일 얼마나 큰 것인지가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승승장구하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들,
인기절정의 스타들, 누릴 것 다 누리고 사는 CEO들의 인생이 마냥 행복할 것 같습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절정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정말 하늘을 찌릅니다.
어찌 보면 불행한 인생입니다.
 
이런 우리 인간 조건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산상수훈을 통해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길을 열어주고 계십니다.
그 행복은 세상의 행복과는 차원이 다른 행복, 역설의 행복, 결핍을 통한 행복입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 인생이 불만족스럽다면 그것은 행복한 삶을 위한 좋은 표시입니다.
지금 내 모습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는 표현입니다.
돌아보니 부끄럽고 자주 지난 삶이 후회된다면
그것은 행복이 멀지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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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힘차고 멋진 승리 하는 삶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