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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셉 천주교 아버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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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과 공감,환대와 지지

2014.12.13 11:17

roberto 조회 수:90006

12월12일 [대림 제2주간 금요일]

가끔씩 강의나 강론을 할 때 아주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나름대로 오버도 하고 생쇼도 해보지만 미동도 없이 그저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는 사람들 앞에 설 때입니다.
등줄기에 땀이 다 흐릅니다.
그래서 "미움보다 더 못 견딜 것은 무관심"이란 말도 있는가 봅니다.

그런가 하면 가뭄에 콩 나듯이 협조적인 사람들이 계시지요.
가끔씩 공감이 가는 말에는 고개도 끄덕이고, 의미 있는 내용이다 싶으면
필기까지 하는 정성을 보입니다.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토끼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온정신을 집중시켜서 듣는 분도 계십니다.

이런 때는 정말 신명이 나지요. 강론할 맛이 나지요.
그래서 요즘 시대, 경청과 공감, 환대와 지지를 큰 미덕으로 삼는가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메시아의 도래 앞에서 뭔가 반응을 보이기는커녕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동족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계십니다.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길 수 있으랴?
마치 장터에서 아이들이 편갈라 앉아 서로 소리 지르며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가슴을 치지 않았다>
하며 노는 것과 같구나."

공동체에 가장 해를 끼치는 암적인 행동 역시 형제에 대한 무관심, 냉랭함,
의도적인 무시, 내려 까는 눈길, 애써 외면함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반면 상냥함, 환대, 마음으로부터의 반가운 인사, 이웃의 일상에 대한 진지한 관심,
조용한 경청, 공감, 따뜻한 격려와 지지는 얼마나 공동체를 살리는 요소들인지 모릅니다.
요즘 현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의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아십니까?
"편안하게 남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은퇴하신 한 고위성직자에 대한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그분을 단 한번이라도 만난 사람은 하나같이 그분의 골수팬이 되고 맙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분 말씀이 좋아서? 그분이 멋있게 생겨서?
그분이 경제적 능력이 뛰어나서? 유명하고 덕망 높은 분이어서?
다들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그분이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은 마치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보인답니다.
사람이 찾아오면 지위고하, 신분의 귀천을 막론하고 상대방을 극진히 환대합니다.
따뜻한 차를 대접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적당히 물어봐 주고, 맞장구쳐주고 그러신답니다.

일단 편안한 분이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털어놓는 동시에 치유를 받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위안을 받고 기쁜 얼굴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오늘 하루도 힘차고 멋진 승리 하는 삶이 되시길...